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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세요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새로운 사용자와 위키백과에 흥미를 잃어버린 기존 사용자의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편집분쟁에 시달린 나머지 처음 지녔던 열정을 상실했다는 점입니다. 문서에 대한 자신의 편집이 되돌려지는 데 화가 났거나 다른 사용자의 문서 편집을 되돌리는 데 싫증이 났다면, 그래서 특정 사용자에 대한 미움이 하늘을 찌른다면, 이제 달려갈 곳은 사용자 관리 요청입니다. 사용자 관리 요청에서 서로에 대한 차단을 신청하면서 상대방의 기여를 뒤져가며 열심히 키보드를 두드리다보면, 어느새 분노가 치밀어올라서 본래 싸웠던 이유를 상실하고, 특정 사용자에 대한 분노만이 오롯이 남고, 편집에 대한 열정과 희망은 온데간데 없어져 버립니다.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인 위키백과는 어느새 '너와 나의 싸움판'으로 변질되고, 그러다가 일이 꼬여서 서로 갈 데까지 가다보면 "차단이란 아픈 추억"을 안고 위키백과를 영영 떠나야 할지도 모르지요.

이 글을 보고 있는 그 누구도 이런 문제에 있어 그리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이 수필은 "나는 잘하는데 너희들은 왜 그러냐..."란 식의 오만함으로 기록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이 수필은 수없는 편집분쟁에서 일정한 역할을 감당하기도 했던 나 자신에 대한 반성문이며, 앞으로도 언제든 편집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나 자신에 대한 경계이고, 위키백과에 대한 아픈 추억을 지닌 모든 이들에게 보내는 편지인 것입니다.

편집분쟁 내지는 삭제 토론이 벌어졌을 때, 그 대상을 편집한 사용자는 마음이 매우 아픕니다. 내가 한 일과 나 자신의 인격을 냉정하게 구분해야 하지만, 말만큼 쉬운 일이 아닙니다. 내가 한 편집이 되돌려지면 나의 빛나는 업적이 훼손된 것 같고, 내가 만든 문서가 삭제되면 나의 존재가 파괴된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이지요. 그래서 자꾸만 화를 내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럴 때 필요한 것은 겸손함과 배움입니다. 이해할 수 없더라도 한발 물러나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 문서에서 편집 분쟁이 발생하면, 그 문서에 대한 편집을 일시 중단하는 것도 편집분쟁에 매달리지 않을 수 있는 좋은 방법입니다. 제대로 열 받아 뒤틀린 심장을 풀고, 미친 듯이 돌아가는 두뇌 신경을 진정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완벽한 인간은 없기에, 어떠한 사용자도 처음부터 위키백과의 문법과 규칙, 정신을 다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나에게도 문제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겸손함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편집 분쟁이나 삭제 토론을 배움의 기회로 삼는 것도 중요합니다. 내가 무엇을 모르고 있었는지 다른 사용자의 의견을 들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때 그 사용자의 말이 나 자신의 인격에 관한 것이 아니라, 내가 해 놓은 문서 편집에 관한 것임을 확실히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실수를 했다고 해서, 또는 실수를 했다는 지적을 받았다고 해서, 영원히 실수를 하는 죄인인 것은 아닙니다. 실수를 깨닫고 고치면 훌륭한 사용자로 거듭날 수 있습니다.

더 이상 사소한 편집분쟁의 망령에 사로잡혀 위키백과에 대한 열정을 잃어버리는 사용자가 없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는 싸움을 하려고 여기에 온 것이 아닙니다. 여기는 싸움판이 아니라 위키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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